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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 발판 마련한 파라다이스그룹 | 영종도에 2조원 올인…‘잭팟’만 남았다
    카테고리 없음 2014. 2. 17. 10:50

     

    성장 발판 마련한 파라다이스그룹 ,

    영종도에 2조원 올인…‘잭팟’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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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사업을 추진하는 파라다이스그룹. 객장 사진은 워커힐카지노. (아래 상단) 사진은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파라다이스그룹 제공>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본사. 그간 입주해 있던 모 스포츠용품 회사가 나간 자리를 워커힐카지노 소속 사무직원들이 속속 채웠다. 회사 관계자는 “본사와 워커힐카지노에서 각각 기획, 인사, 재무 등 각자 관리를 하다 보니 시너지 효과가 덜하다는 얘기가 나온 이후 본사 통합작업을 하는 중이다. 신사업 때문에 조직이 커지고 인력도 늘어나다 보니 ‘한번 해보자’란 사내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증권가에서 파라다이스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애널리스트들은 경쟁적으로 목표주가를 높이는가 하면 주가 역시 그에 부응하듯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2월 한때 1만7000원대로 최저점을 찍던 주가는 이후 꾸준히 상승해 올해 1월 8일엔 2만960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모 증권사에선 지난 연말 파라다이스 목표주가를 5만원대로 훌쩍 높여 잡기도 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故 전락원 회장이 1972년 설립한 국내 최대 카지노 업체다. 카지노 외에 호텔, 여행, 건설, 유통 등 15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매출 역시 1조원이 넘는 중견기업이다.

    워낙 알짜사업을 한다지만 그래서인지 그간 기업 이미지는 ‘보수적’ ‘현상유지’란 단어와 친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글로벌 재정위기 전후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줄고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룹 성장세가 떨어져 위기설이 돌기도 했다. 게다가 정부 지분이 들어간 카지노 업체 GKL의 출범으로 경쟁체제가 심화되면서 영업이익률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도 돌았다. 접근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경영진이 워커힐호텔에서 시내로 이전을 추진하다 워커힐호텔과 법적 다툼을 벌인 것도 이 무렵이다. 2009년 언저리엔 스파 사업을 기반으로 한 생수, 화장품 사업 검토도 했지만 여의치 않아 사업을 접기도 했다.

    그러던 파라다이스그룹이 최근에 다시 뜨겁게 주목받는 이유는 눈에 보이는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그룹은 2012년 일본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세가사미와 손잡고(지분율 55 대 45)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만들었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인천카지노 사업권을 인수하고 인천 영종도에 마카오에 버금가는 한국형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선보였다. 영종도 일대 축구장 47개 크기인 32만2600㎡ 부지에 투자금액만 1조 96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올해 상반기 첫 삽을 뜨는 파라다이스시티는 객실 700개 규모의 특1급 호텔과 국제 회의장, 1만1190㎡ 규모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함께 들어선다.

    배석준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십 년의 노하우가 있는 국내 최대 카지노 기업이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사업성이나 기대 영업이익률이 높다”고 설명한다.

    2010년 ‘파라다이스웨이’란 비전을 제시한 2세 경영인 전필립 회장의 조직 통합작업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서울, 부산, 인천 등지의 카지노 업체들을 각기 다른 계열사 이름으로 운영해왔다. 전필립 회장은 업무 중복이 심한 데다 지역별 운영방식이 차이 나는 것 등의 이유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상장사 파라다이스를 앞세워 계열사 파라다이스글로벌이 보유하고 있는 부산점과 제주 롯데점을 2015년 통합하고, 2016년에는 인천점 카지노를 영종도 복합리조트 설립 후 이전 운영하는 식의 내부 정리를 꾀하고 있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부산 카지노를 통합하면 별도기준 2014년 매출액은 기존 대비 15%, 제주 롯데 카지노를 통합하면 6% 확대되는 등 통합 이전에 비해 가시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고객인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방문이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 수는 지난해 1200만명을 돌파, 1991년 300만명에 비해 22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카지노를 좋아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인당 지출액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파라다이스그룹에 큰 호재다.

    최종환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대표는 “현재 파라다이스그룹이 인천공항 인근 하얏트리젠시호텔에서 운영하고 있는 외국인 카지노 입장객 중 중국인의 매출 비중이 70~80%에 달한다. 파라다이스시티가 출범하면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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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천억원대 자금 조달은 숙제  

    미래가 밝아 보이지만 과제도 여럿이다.

    매년 흑자가 나긴 하지만, 2조원에 달하는 파라다이스시티 프로젝트가 그룹 자산 1조7000억원대에 버금가는 대규모라 자칫 재무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당장 1차 사업비로 8000여억원이 책정돼 있는데 파라다이스세가사미 자본금 2500억원을 제외한다면 약 6000억원 정도는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 관계자는 “인천 카지노 사업이 매년 영업이익 200억원대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다 계획대로 1차 사업이 진행되면 완공된 건물 가치만 6000억원이 넘는 만큼 금융권에서 오히려 대출 경쟁이 일어날 정도다. 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자신했다.

    시나리오대로 완공된다고 하더라도 사업성이 정말 있나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도 변수다. 영종도엔 파라다이스그룹 외에도 일본 파친코 업체인 마루한그룹이 2조원대 복합리조트 사업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아시아 최대 부동산 개발 회사인 리포그룹 역시 향후 10년간 영종지구 52만㎡ 부지(미단시티)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해 고급 호텔과 국제회의장, 초대형 쇼핑몰,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짓는다고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영종하늘도시에 수변공원 ‘씨 사이드 파크(Sea Side Park)’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다들 자동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있다 보니 중복 과잉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장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외국인 수요를 고려하면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지만 각 프로젝트가 차별화하지 못한다면 일부 사업장은 소외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파라다이스시티의 경우 국내에도 유휴자본이 많은데 굳이 해외자본을 끌어들여 개발하다 보면 나중에 국부유출 논란이 일어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차민수 카지노인터내셔널그룹 회장은 “복합리조트만 계속 들어설 경우 파라다이스시티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마카오나 싱가포르처럼 정책당국이 아예 영종도를 외국인 전용 카지노 타운으로 조성하게끔 유도한다면 파라다이스시티는 물론 후발 주자들이 공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부여되는 개별소비세 역시 변수다. 서울 워커힐, 제주 그랜드, 인천 카지노 총 매출액의 4%가 매출원가에 반영된다.정수현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개별소비세 부과로 영업이익이 정체 구간에 진입할 것이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898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외에도 한류와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복합리조트 사업으로 차별화하면서 다각화를 통해 종합레저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파라다이스그룹의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44호(02.12~02.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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