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물량이 전체의 60%… 이르면 내후년부터 입주 시작
철도부지 등 저렴한 땅 활용, 임대료 시세의 60~80% 될 듯
신혼부부·사회 초년생에 기회
올해부터 서울 강남구 내곡지구·위례신도시 등 전국 34곳에서 행복주택 2만6000가구 건설이 시작된다. 이 주택들은 이르면 2016년 상반기부터 본격 입주에 들어간다. 행복주택은 박근혜 정부의 대표 공약(公約) 사업으로 대학생과 신혼부부, 사회 초년생 등 주로 젊은 층을 위해 지하철역 같은 교통 요지(要地)에 짓는 방 1~2개짜리 소형 임대주택을 말한다.〈조감도〉 임대료가 시세보다 20~40% 정도 저렴해 '반값 임대아파트'로도 불린다.
국토교통부는 올 연말까지 행복주택 2만6000가구에 대한 사업 승인을 마치고 4000여가구는 올해 착공하고 나머지는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지역별 물량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이 전체의 60%가 넘는 1만6000가구, 지방이 1만가구다.
◇역세권·신도시 등 교통 요지에 건설
서울은 가좌·오류·내곡·신내·강일·마천지구 등 9곳에 4009가구가 건설된다. 대부분 지하철역을 끼고 있거나 택지개발지구 안에 있어 입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서대문구 가좌지구(362가구)는 지난 5월 가장 먼저 착공했다. 경의선 가좌역 인근 철로(鐵路) 부지 2만5900㎡에 데크(Deck) 형태로 인공 대지를 만들고 주택·공원 등을 넣는다.
서초구 내곡지구(87가구)도 이미 공사를 시작해 2017년쯤 입주하게 된다. 오류역(890가구)과 신내지구(200가구)도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경기도 역시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 중심으로 11곳에 1만400가구가 들어선다. 파주 운정신도시와 김포 한강신도시 각각 1500가구, 하남 미사강변도시 1450가구, 과천지식정보타운 1470가구 등이다. 고양 삼송지구(830가구)는 올해 공사를 시작한다.
지방에서는 부산 과학산단(産�)을 비롯해 대구 테크노산단, 충주 첨단산단, 당진 석문국가산단 등 산업단지에 근무하는 독신 근로자와 신혼부부용 임대주택이 대거 공급된다. 부산 동래역, 광주광역시 광주역, 김해 진영역, 충남 아산배방(천안아산역), 전북 익산(옛 동익산역) 등 교통이 편리한 철도역과 고속철도(KTX) 역사 주변이 많아 대도시 출퇴근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을 전망이다.
◇임대료, 주변 시세의 60~80% 수준
행복주택은 오랫동안 버려진 철도부지나 유수지(빗물을 임시 저장하는 곳), 미활용 공공용지 등을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별도의 토지 보상 작업이 필요 없고 땅값도 싼 게 장점이다.
주택 크기는 주로 1~2인 가구로 이뤄진 수요자 특징을 감안해 전용면적 16~46㎡ 소형으로 짓는다. 원룸이나 도시형생활주택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주택 품질은 한 차원 높였다. 일반 아파트처럼 공원도 꾸미고 도서관·영화관·피트니스센터 등 각종 편의시설도 두루 갖춘다.
입주자 선정은 준공을 1년 정도 앞둔 시점에서 시작되며 모집 공고일 기준으로 졸업이 1년 이상 남은 대학생, 취업한 지 5년이 안 된 직장인, 결혼 5년차 이내 신혼부부 등이 대상이다. 입주자로 선정되면 대학생은 4년,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는 6년, 노인 가구는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토부는 구체적인 입주자 선정 기준 등을 이달에 발표할 계획이다.
임대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건설 비용과 지역 여건, 입주자의 경제적 능력 등을 감안해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정할 방침이다. 김정렬 국토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은 "지방자치단체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2020년까지 총 14만가구 공급 목표 달성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복주택
철도부지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는 국·공유지 등 땅값이 저렴한 토지를 활용해 공급하는 임대 주택. 철도 선로(線路) 위에 인공대지(데크·deck)를 씌우고 그 위에 집을 짓는 방식이다. 상업시설이나 공원 등 주민 편의시설도 배치한다.
[유하룡 기자]
[홍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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