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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종도 미단시티>심층취재 ‘흔들리는’ 2조3000억 영종도 미단시티 사업
    영종도 미단시티/미단시티소식 2016. 12. 24. 12:35

    심층취재 ‘흔들리는’ 2조3000억 영종도 미단시티 사업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부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해운대 초고층 주상복합단지인 엘시티 사업이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영복 회장(구속)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영종도 미단시티개발 사업도 부산 엘시티 사업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당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기도 전 1대 주주가 철수하고 미단시티 내 추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유치가 무산되면서 위기에 처했다는 평이다. 나아가 해운대 엘시티사업에 이영복 회장이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면 미단시티개발 과정에는 최순실 사단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단시티사업을 가장 앞장서 추진한 유정복 인천시장 측근들 간 소송까지 벌어지면서 외우내환에 빠졌다.


    - 친박 핵심 유정복 인천시장의 ‘야심작’ 삐그덕


    - “공군 미사일 기지 옆인데…” 150M 고도 허용…왜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가 2022년까지 영종도 내 여의도 크기의 부지에 2조3천억 원을 투입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설을 비롯, 컨벤션·특급호텔·쇼핑몰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 미단시티개발이다. 부산시가 해운대에 2조7000억 원을 들여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단지사업이 부산내 랜드마크사업이라면 영종도에 설립되는 특급 호텔 역시 초고층 건물로 인천시가 랜드마크로 삼고자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특히나 인천시는 2006년 경제자유구역에서 처음으로 국제 공모를 통해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설립하는 세계적 복합레저단지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2007년 운북복합레저단지 (188만여㎡) 조성사업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인도네시아 최대 화상 리포 그룹(Lippo)은 국내 금융사와 인천도시공사, 건설사 등 11개사와 특수목적법인 리포인천개발(현 미단시티개발)을 설립해 추진했다. 미단시티개발은 총 6조원을 투자해 부지중 67%는 미단시티개발에서, 나머지 33%는 인천도시공사가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세계적 복합리조트단지 6조 사업인데…

    미단시티개발사업은 2011년 기반공사 준공을 마치고 2012년 12월 ‘LOCZ(리포&시저스)코리아인베스트먼트’가 설립되면서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사업 초기에 주주사는 리포그룹(40%), 리포그룹 자회사로 부동산 개발업을 하는 OUE(20%), 미국 카지노회사인 씨저스엔터테인먼트 그룹(40%)이 참여했다. 이어 2013년 4월 리포&시저스코리아는 공동 설립 복합리조트 개발에 2조3천억 원의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2013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에 신청한 카지노 사전심사 청구는 그해 6월 부적합 판결을 받아 위기가 찾아왔다. 복합카지노리조트 무산에 따른 미단시티개발의 침체는 바로 인천도시공사의 재무 구조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13년 12월 카지노 사전심사 재신청이 이듬해인 3월 문체부에서 받아들여지면서 다시 사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차 2015년 중순 위기는 찾아왔다. 미단시티 인근 금산 공군 미사일기지로 인해 고도 제한이 걸림돌이었다. LOCZ코리아는 당초 건물 높이를 178m, 44층 수준으로 호텔을 설계했다. 최소한 높이로 LOCZ코리아에서는 사업성을 위해선 150m로 내다봤다. 국방연구원은 이에 대해 높이가 150m보다 낮을 경우 레이다 기지를 같이 높이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비용이 문제였다. 미사일 기지 이전도 검토됐지만 막대한 비용과 이전될 지역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미단시티입장에서 고도 제한 문제는 LOCZ코리아뿐만 아니라 제2, 제3의 복합리조트를  건립하겠다는 마스터프랜을 세운 상황에서 사활이 걸린 문제였다. 카지노전용복합리조트 사업 승인권을 갖고 있는 문화체육부와 국방부의 기싸움 속에 2016년 3월 국무조정실이 중재자로 나섰다. 이에 군당국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도시공사는 3월30일 ‘복합리조트 고도 제한 완화 업무 합의서’를 체결했다.

    해당 건축물의 높이를 해발 114m에서 150m까지 허용한 국방부의 심의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 성격이었다. 아울러 문체부는 LOCZ코리아의 사업부지 매입시한 한도를 6개월 연장 승인해줬다.

    하지만 고도 제한 문제가 해결된 3월 30일 미단시티 1대주주인 리포그룹이 갑작스럽게 사업철수를 공식화하면서 개발 무산 위기에 처했다. 60%의 지분을 소유한 리포그룹의 지분매각 선언으로 미단시티개발 공동 출자자인 인천도시공사는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하지만 우여곡절끝에 올해 12월 씨저스는 대체 투자자로 중국 부동산 기업인 광저우 R&F 프로퍼티(푸리부동산 그룹)이 참여한다고 발표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씨저스와 R&F는 합작회사를 통해 기존 리포그룹 지분까지 사들여 각각 50% 지분을 소유했다. 하지만 인천도시공사는 부지매입과 착공 등 사업 일정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차입금 3천400억 원을 지급보증해 대신 상환해야 하는 부담감은 여전히 떠안고 있다.

    한편 미단시티사업의 또 다른 어두운 그림자는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사단의 연루 의혹에 유정복 인천시장 측근들 간 집안싸움도 한몫하고 있다. 더민주당 인천시당은 12월6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종도 미단시티 카지노 사업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최순실 국정 농단의 오른팔 역할을 했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지휘부가 해체되고 사업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유정복 인천시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사안에 대해 정확히 밝히고 비위가 있다면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권에서 최순실 사단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첫 번째가 2013년 1월 문체부에 카지노 사전심사를 청구해 그해 6월 부적합 판결이 났는데 그해 12월 재청구해 이듬해 3월 통과된 배경이다. 평소 최 씨는 측근들에게 영종도 외국인 카지노 사업에 대해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라 고심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포&씨저스코리아의 카지노 사업이 부적합 판결이 난 직후인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7월17일 ‘제1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소집해 “어떻든지 되는 쪽으로 긍정적으로 되게 하려면 보완을 하면서 할 수 있다. 이것(영종 카지노)도 좋은 기회일 수 있으니까 적극 검토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단시티 드리워진 최순실 그림자

    이어 그해 10월에는 ‘최순실의 남자’이자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리던 문체부 ‘실세’ 김종 전 차관이 임명된다. 이후 2014년 3월 사전심사 4개월 만에 통과됐다. 미단시티 관계자 A씨 역시 본지와 통화에서 “실제적으로 미단시티 개발의 총책임자는 김종 전 차관이었다”고 밝힐 정도다.

    이뿐만 아니라 국방부와의 고도 제한 문제를 푸는 데 있어 국무조정실까지 나서 국방부를 설득한 배경에도 비선실세 최 씨의 입김이 닿았을 것이라는 게 야권의 시각이다.

    여기에 미단시티 개발을 이끌고 있는 인천시 전 도시개발정책 특보 출신 박관민 사장과 유 시장 인수위 공보팀장 출신인 김용주 전 부사장과 갈등은 송사까지 벌어지면서 미단시티 개발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박 사장이 인천도시공사 감사실을 불러들여 김 전 부사장을 쳐내려 하자 김 전 부사장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외부로 불거졌다. 인천시에 정통한 한 인사는 “둘 다 유 시장의 최측근들인데 유 시장은 무슨 일 때문인지 가만히 있다”며 “미단시티 사업의 성공 여부가 인천시 흥망과 직결돼 있는데...”라고 아쉬움을 표출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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