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영종도카지노> 영종도에 카지노 공습 시작됐다
    부동산뉴스,소식 2013. 5. 31. 15:22

    영종도에 카지노 공습 시작됐다

     

    미국의 카지노 왕국과 일본 파친코 제국이 인천 영종도를 무대로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최대 카지노업체 시저스 그룹과 일본 굴지의 파친코업체 오카다 홀딩스는 경제자유구역인 영종도에서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규모가 수조 원에 이르는 투자 계획서를 이미 제출했다. 우리 정부의 허가만 떨어지면 당장이라도 첫 삽을 뜰 태세다. 세계 사행 산업을 주도해온 큰손들의 한국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인천시측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 영종도 개발은 계획보다 더디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당초 기대는 사그라지고 있다. 오히려 천덕꾸러기 신세가 될 판이다. 투자 유치부터 어려움을 겪다 보니 굵직굵직한 사업이 줄줄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카지노 투자'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카지노 사업이 궤도에 오를 경우 꽉 막혔던 투자 유치에 숨통이 트일 걸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최대 카지노업체와 중국계 부동산 개발 자본이 합작한 리포 & 시저스가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부지. ⓒ 시사저널 이종현

    사행 산업 조장한다는 비판 일어

    두 업체가 제시한 투자 계획만 놓고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만하다. 미국을 비롯한 7개국에서 54개의 카지노와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시저스는 중국계 자본으로 아시아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로 꼽히는 리포 그룹과 손을 잡았다. 컨소시엄 리포 & 시저스(LOCZ)는 영종도 미단시티에 2조22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1단계로 2015년까지 카지노를 비롯해 800실 규모의 호텔과 식음료 및 명품 매장, 공연장과 웨딩홀, 마이스(MICE) 시설 등을 조성하고, 2단계로 2023년까지 1300실 규모의 호텔과 골프장 등을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에서 '파친코 황제'로 불리는 오카다 가즈오가 운영하는 오카다 홀딩스는 자회사 격인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인천공항 국제업무단지(IBC-2)에 3조원을 투자해 카지노가 포함된 3500실 규모의 호텔 3동과 컨벤션, 비즈니스 제트 터미널 등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까지 1단계로 이런 시설을 지은 뒤 골프장과 위락 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는 영종하늘도시에도 카지노 호텔 2곳과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인천시측은 이러한 투자 계획이 현실화할 수 있도록 카지노 개설 허가권을 쥔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복합리조트 사업 가운데 카지노 부문은 일부에 불과하지만 카지노 개설이 안 되면 투자 계획 자체가 없던 일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 리포 & 시저스측은 4월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지노 사업이 빠지면 예상대로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카지노 개발·운영업체인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 유치가 무산될 경우 인천시측은 큰 부담을 떠안게 된다. 기자가 직접 영종도로 찾아가 확인한 결과 미단시티와 영종하늘도시의 해당 지역 대부분에서는 터 닦기 공사가 완료된 상태였다.

    카지노 개설 허가가 떨어질 가능성은 예전에 비해 커졌다는 관측이 많다. 정부가 2012년 9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해 카지노 설립을 '선투자 후심사'에서 '선심사 후투자' 쪽으로 완화한 것은 영종도에 카지노 투자 유치를 유도하기 위한 정지 작업으로 해석되고 있다. 카지노 개설 허가에 필요한 선행 투자 비용은 3억 달러에서 5000만 달러로 대폭 줄어들었다. 리포 & 시저스와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가 올해 1월 말과 2월 초에 사전 심사를 청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카지노 허가 문턱을 낮춰서까지 외자 유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비판 여론이 많다. 일자리 창출과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사행 산업 확산이 가져올 부정적인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라서 문제 될 게 없다는 주장도 있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역시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의 카지노 출입으로 인한 재산 탕진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름판에서 뒷돈을 대주는 사채업자를 일컫는 일명 '꽁지'들이 자동차나 귀금속 등을 담보로 밑천을 대주기도 해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에서 어렵게 모은 돈을 몽땅 날리는 것은 물론, 고향의 가산마저 탕진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도 경찰을 비롯한 정부 기관 어느 곳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들의 카지노 출입에 대한 실태 파악은 물론, 관련 범죄에 대한 예방 대책조차 세워놓지 않고 있다.

    내국인이 영주권을 위조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출입하는 등 부작용이 빈번히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현재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하며, 외국인 전용 카지노 영업장은 모두 16곳이다. 입장객 수를 살펴보면 강원랜드 카지노가 2007년 245만2000명에서 2011년 298만3000명으로 늘어났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또한 같은 기간 117만6000명에서 210만1000명으로 대폭 불어났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입장객 수의 증가 폭이 더 가파르다. 그런데도 관리·감독은 허술하다. 이에 따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불법 행위에 대한 현장 관리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먹튀 자본'이 유입될 우려도 제기된다. 카지노 허가권을 획득한 후 실제 투자에 나서지 않고 차익만 챙겨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리포 & 시저스측은 "복합리조트를 건설한 후 운영을 통해 수익을 내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사업권을 따낸 후 이를 되파는 건 절대 생각할 수 없다"며 "우리는 론스타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카지노 자본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말끔히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문화부 "내국인에 개방 계획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심사숙고에 들어간 것도 이러한 우려 때문이다. 예정대로라면 60일간의 심사 기간에 30일을 연장할 수 있어 최대 90일 안에 심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사전 심사 제도를 처음 시행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 있겠지만 예상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투자를 유치하는 입장에서 빨리 결정이 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부 관계자도 "카지노 허가이다 보니 조심스럽다. 쉽게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자료 보완을 세심하게 하면서 기간이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를 막겠다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양질의 투자를 받게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지면 결국 내국인 출입 허용을 요구할 것이라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내국인에 대한 개방 계획은 절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한국 진출을 노려온 일본의 파친코 게임업체 세가사미는 이미 카지노 허가권을 지닌 국내 업체와 합작하는 방식으로 우회 경로를 통해 영종도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세가사미는 식품회사로 창업했다가 파친코로 대박을 터뜨려 성장한 사미가 2004년 유명 게임업체 세가를 인수·합병해 세운 회사다. 한국 파트너는 파라다이스그룹이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이미 인천공항 국제업무단지(IBC-1)에 위치한 하얏트 호텔에서 '골든게이트 카지노'를 운영해왔다.

    최근 파라다이스그룹의 지배 회사 파라다이스글로벌은 보유 중이던 인천 카지노 사업 부문을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 매각키로 했다. 이에 따라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신규로 카지노 인허가를 받지 않더라도 카지노 사업을 확대한 영종도 복합리조트 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서울 워커힐호텔에 있는 카지노 사업장의 3배가 넘는 카지노를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성모 기자 / asm@sisapress.com

    Copyright ⓒ 시사저널(http://www.sisapress.com)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