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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 신도시 다리·道路 건설비 5800억 받고 첫삽도 안떠
    부동산뉴스,소식 2013. 10. 15. 10:41

     

    LH, 신도시 다리·道路 건설비 5800억 받고 첫삽도 안떠

     

    [건설사, 영종·청라·김포·파주 등 땅값에 포함해 지급… 입주 지연에 자금난 직격탄]

    입주민들 민원 폭주 - 건설사들, 주민 불만 달래려
    분양금 할인·관리비 면제까지… 일부는 돈줄 막혀 법정관리行

    LH는 책임 회피 - "기반시설 공사 늦춰지는 건 정부·지자체 간 이견 때문"
    전문가 "토지先분양제 바꿔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천 영종, 김포 한강 등 수도권 5개 신도시 내 아파트 건설용 부지를 민간 건설사에 매각하면서 택지비와 기반시설 설치비 등의 명목으로 1조2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거둬들였지만, 계획한 기간 안에 기반 시설을 짓지 않아 입주민과 건설사가 피해를 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 이이재 의원(새누리당)은 1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LH가 기반 시설 설치 비용을 택지비에 반영해 거둬들이고도 도로·철도·교량·학교 등 기반 시설을 제때 건설하지 않아 입주민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는 입주가 시작된 지 4년이 지났지만, 기반 시설 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는 입주가 시작된 지 4년이 지났지만, 기반 시설 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파주=주완중 기자
    민간 건설업체들이 지난 2005년부터 지금까지 인천 영종하늘도시·청라국제도시와 김포 한강신도시, 양주 옥정지구, 파주 운정신도시 등의 아파트 부지를 사들이면서 LH에 지급한 돈은 1조1762억원에 이른다. 이 중 절반가량인 5800억여원이 기반 시설 설치비로 추산된다.

     

    말뿐인 계획들


    하지만 대부분의 신도시에서 기반시설 공사가 지지부진하다. 영종신도시의 경우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연결되는 제3연륙교가 착공되지 않아 주민들이 통행료가 비싸고 시간도 더 걸리는 인천·영종대교로 우회해 다니고 있다. 또 신도시 안에 중·고교가 없어 학생들이 30분 이상 셔틀버스를 타고 다른 지역 학교로 통학해야 하는 형편이다. 김포 한강신도시도 당초 계획한 경전철 사업이 미뤄져 주민들이 서울 출퇴근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에 사는 최모(49)씨는 2009년 인천 영종하늘도시에 짓는 아파트(전용 84㎡형)를 분양받았다. 분양 당시 '입주가 시작되는 오는 2014년에는 청라국제도시로 이어지는 제3연륙교(길이 7.05㎞)가 개통된다'는 광고를 보고, 인천으로 출·퇴근이 수월할 것으로 생각했다. 정부와 LH도 영종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제3연륙교 건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수도권 주요 신도시 기반 시설비와 건설사 부담액 그래프

    하지만 요즘 최씨는 인천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린다. 2009년부터 다리 공사가 시작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아직 건설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LH는 이곳의 택지를 건설사에 공급하면서 택지비에 제3연륙교 설치비 5000억원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 다리는 사업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국토교통부와 인천시가 이 교량 개통으로 인근 인천대교·영종대교가 입게 되는 이용자 감소 손실을 누가 보전할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덜컥 계획만 세우고 실행하지 못한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건설사 피해

    아파트를 공급한 건설사들은 입주민들의 폭주하는 민원과 각종 보상비 지출에 시달리고 있다. 입주민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34건이나 되고, 일부 자금력이 부족한 건설사는 부도 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2009년 10월 영종하늘도시에서 1300여가구를 분양한 건설사는 작년 9월 아파트를 준공했다. 하지만 제3연륙교 등 분양 당시 약속했던 기반 시설이 설치되지 않자 100여가구밖에 입주하지 않았다. 이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분양금을 5% 이상 깎아주고, 셔틀버스·피트니스센터 무료 이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느라 2년간 222억원을 썼다. 인천 영종신도시에 500여가구를 분양한 동보주택건설은 입주 지원 명목으로 68억원을 들였으나, 입주 지연에 따른 자금난 악화로 지난 2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사업 부지를 사들일 때 기반 시설 조성비까지 다 냈는데도 LH 등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수도권 신도시에서 건설사들이 입주민 민원을 해소하려고 관리비 면제, 셔틀버스 제공 같은 혜택을 주느라 쓴 돈이 최근 3~4년 사이 1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사업 시행사인 LH는 "기반 시설을 계획대로 건립하지 못한 것은 시행 주체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에 합의가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토지 선(先)공급 제도가 문제

    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택지 공급은 그동안 선(先)분양 형식으로 공급돼 왔다. 토지 보상과 택지조성 작업 등을 진행하는 데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LH로서는 건설사에 토지를 미리 분양해 대금을 먼저 받고 사업에 착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파트를 짓기 위해 땅을 분양받은 건설사로서는 토지 대금을 완납하고도 2년 넘게 아파트 공사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 사이 시장 상황이 변하더라도 신속히 대응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토지대금을 완납한 뒤에야 주택 분양이 이뤄지기 때문에 자칫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 유동성 악화로 이어지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공공택지는 토지 분양 후 6개월~1년 이내에 토지 사용이 가능하도록 토지 공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토지 계약 체결일로부터 토지 사용 시기를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 건설사가 자금을 융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반 시설 확충 진행 속도에 따라 건설사가 토지를 사들일지 판단할 기회도 갖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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