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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넘게 삐걱이는 영종도 개발, 內需 발목 붙잡아], 영종도 350조 개발계획 半만 이뤘어도… 內需 불씨 살릴수 있었다
    부동산뉴스,소식 2014. 2. 28. 09:49

     

     

    [한국경제, 이젠 內需다] [3]

    영종도 350조 개발계획 半만 이뤘어도… 內需 불씨 살릴수 있었다

     

     

     

    [10년 넘게 삐걱이는 영종도 개발, 內需 발목 붙잡아]

    영종도 주민들의 싸늘한 시선 - 땅값만 오른채 사업 계속 무산
    카지노·컨벤션센터·호텔 등 兆단위 계획, 공수표로 사라져

    서해안벨트 사업도 지지부진 - 화성 유니버설 스튜디오 부지
    水公·기업, 땅값 놓고 갈등… 터 못 닦고 6년째 갈대만 무성

    인천시 영종도에는 작년 말부터 카지노 건설 바람이 불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작년 10월 국내 파라다이스그룹 계열사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2017년까지 1조9000억원을 들여 국내 최대 규모 카지노를 갖춘 복합 리조트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카지노 전문 기업 '리포&시저스'(LOCZ)는 영종도 초입 미단시티 부지에 2020년까지 2조3000억원을 투입해 카지노·컨벤션센터·특급호텔을 짓겠다며 작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에 심사를 청구해 최종 발표가 임박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영종도 땅값은 꿈틀거리고 있고, 폭락했던 아파트 가격도 오름세이다. 하지만 정작 이달 21일 영종도에서 만난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왜 그럴까?

    ◇'양치기 소년의 섬' 된 인천 영종도

    "카지노 들어오면 좋지요. 외지(外地) 사람들은 아파트, 땅 사겠다고 몰려 오긴 합디다. 하지만 영종도에 살면서 많이 속아 본 사람들은 그냥 구경만 하고 있습니다."(공항신도시·윤모씨·56)

    "지금까지 조(兆) 단위 개발 사업이 나온 게 얼마나 되는지 압니까? 카지노 2조원짜리는 사실 '껌값'이에요. 재작년엔 300조원짜리 개발 계획도 나왔다니까요. 이 섬에는 '양치기 소년' 같은 사기꾼들이 득실거립니다."(용유동·김모씨·61)

    인천 영종도에서 발표됐다가 무산 또는 지연된 1조원 이상 개발사업 정리 그래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영종도 토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씨는 초대형 개발 호재로 들썩거리는 상황에도 주민들이 냉담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재작년의 300조원 프로젝트'라는 것은 인천시가 2012년 말 발표한 '에잇시티' 사업이다. 사업비 317조원, 규모는 마카오 3배, 육지와 바다를 연결해 세계 최대의 돔형(型) 건축물과 55개의 빌딩, F1 자동차경기장, 한류스타랜드, 컨벤션센터를 건립하는 초대형 복합도시 건설 프로젝트이다.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8(八)'을 형상으로 도시 설계를 했다. 그러나 사업시행자가 자본금 5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 발표 10개월 만에 무산됐다.

    영종도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조 단위 대형 사업들은 수두룩하다. 공수표(空手票)로 사라진 각종 개발사업의 사업비가 총 352조6500억원에 달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계획의 절반만 됐어도 영종도와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 관광과 내수 산업의 지형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서해안 개발사업 지지부진

    이런 '양치기 개발' 사업의 흔적은 더 있다. 경기도 화성 유니버설 스튜디오 사업이 대표적이다.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에서 서쪽으로 승용차를 타고 40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사업 부지에는 허리춤까지 높게 자란 누런 갈대가 바다를 이루고 있다. 2007년 말, 시화 방조제 건설로 바닷물이 빠져나가 생긴 420만㎡(약 127만평) 땅에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와 호텔, 골프장 등을 지어, 매년 관광객 100만명을 끌어들이겠다는 청사진은 6년째 '서류상 계획'으로 남아있다.

    '땅값'이라는 걸림돌에 가로막힌 탓이다. 땅 주인인 한국수자원공사(K 워터)가 5000억원의 땅값을 요구했지만, 롯데그룹 등 민간 사업자는 "맨땅도 아닌 갯벌을 5000억원을 주고 샀다가는 망한다"며 버티고 있다.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둔 대형 사업들이 즐비하다. 안면도 관광단지개발사업(충남), 새만금 개발사업(전북), J프로젝트(전남)…. 하지만 이 가운데 계획대로 진행되는 사업은 전무(全無)하다.

    박원갑 국민은행 전문위원은 "이런 사업들이 실패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글로벌 금융 위기 충격이지만, 지자체가 엇비슷한 개발 사업들을 쏟아낸 게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영종도와 서해안벨트 사업 등의 진척 부진은 외국인 관광객 저하와 관광 수지 악화를 낳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관광 수지는 35억3520만달러 적자를 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국에 아직 기회는 있다고 말한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박사는 "획기적으로 규제를 풀고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영종도 등이 내수 부흥을 이끄는 핵심 주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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