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가 아쉬움에 가득 찬 새벽, 류현진(27·LA 다저스)이 작은 위안이 됐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9승 달성에 성공했다. 평균 자책점은 3.18에서 3.06으로 조금 내려갔다. 지난 7일 신시내티전 패배로 4연승이 멈춘 류현진은 또다시 2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경기 초반은 '7이닝 퍼펙트' 경기를 펼쳤던 지난달 27일 신시내티전과 비슷한 페이스였다. 9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고, 맞춰 잡는 승부를 가져가며 투구수 관리도 좋았다. 구속은 지난 경기에 비해 3~4km 정도 덜 나왔지만, 체인지업이 예리하게 들어가면서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갔다. 경기 후 류현진은 "제구력이 낮게 잘 됐고, 초반 투구수가 적었던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팀 타율 0.215로 메이저리그 최하위를 기록 중인 샌디에이고 타선은 류현진에게 속수무책이었다.
타선이 한 바퀴 돈 다음에서야 류현진을 공략하는 타자가 나왔다. 특히 선두 타자로 나선 크리스 데노피아는 이날 류현진에게 안타 2개를 얻어냈다. 그러나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은 이날 경기에서도 발휘됐다. 특히 4회와 6회 위기 상황에서 연타를 맞지 않았다.
4회 첫 타자로 나선 데노피아는 류현진 쪽으로 강습 타구를 날리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에베스 카브레라의 기습번트로 데노피아가 2루까지 진루했고, 3번 타자 카를로스 쿠엔틴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2루 위기의 첫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 타자에겐 안타를 맞지 않고 각각 땅볼과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넘겼다.
6회 초에는 첫 실점을 했지만 큰 위기로 이어지진 않았다. 류현진은 세 번째 승부에서도 데노피아에게 2루타를 맞았다. 실점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이후 에베스 카브레라에게 3루 땅볼을 맞고 주자를 3루까지 진루 시켰다. 그리고 3번 타자 쿠엔틴과의 승부에서 유격수 땅볼을 허용하며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토미 메디카에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큰 타구를 맞고 또다시 2루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르네 리베라를 상대로 1루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하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6회까지 94개의 투구수를 던진 류현진은 7회 타석에서 대타 제이슨 로막과 교체되며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다저스 타선은 경기 초반인 1·2회 한 점씩 득점한 이후 7이닝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며 2-1 불안한 리드를 이어갔다. 그러나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오른 J.P 하웰-브라이언 윌슨-켄리 젠슨이 3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주며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줬다. 시즌 9승을 달성한 류현진은 잭 그레인키와 함께 팀 내 다승 선두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