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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입 다문 석촌동 주민들.. 왜? ,석촌동에 무슨 일이… / 밖에선 난리, 안에선 조용
    부동산뉴스,소식 2014. 9. 1. 09:53

    [커버스토리] 입 다문 석촌동 주민들.. 왜? 석촌동에 무슨 일이… / 밖에선 난리, 안에선 조용

     

     

    "좋은 곳에서 살아보고 싶어 힘들게 이사 왔는데 난데없이 '싱크홀'(지반침하)이라는 폭탄이 터졌네요.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에요. 행여 집값 떨어질까봐 어디에 말도 못하고 혼자 억울해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있어요." (올해 초 석촌동 A아파트로 이사 온 주부 박모씨(39))

    때아닌 날벼락에 제법 시끄러울 법도 한데 석촌동은 오히려 조용하다. 집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주민들이 굳게 입을 닫았기 때문이다.

    석촌동의 비극은 최근 서울 송파구 일대에 싱크홀 6개와 동공 7개가 잇따라 발견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6월과 7월 방이동 일대에서 4건의 크고 작은 싱크홀이 발생한 데 이어 8월5일 정오께 석촌지하차도 입구에서 갑자기 폭 2.5m, 깊이 5m가량의 지반침하가 일어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서울시가 이 싱크홀의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동공 7개가 추가로 발견돼 심각성이 더욱 부각됐다.

    싱크홀 공포가 전국으로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가장 촉각이 곤두서 있는 이들은 다름 아닌 석촌동 주민들이다. 안전문제 등이 이유지만 무엇보다도 '부동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석촌지하차도 싱크홀 현장 /사진제공=서울시

     

    ◆아파트값 떨어질라 입 닫은 주민들

    그렇다면 싱크홀의 주무대인 석촌동의 부동산시장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 일단 한국감정원 아파트 시세정보에 따르면 8월1일 기준 잠실한솔·신동아 로잔뷰·레이크캐슬 등 석촌동 주변의 아파트 매매가는 석달 전인 5월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수치만 믿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석촌동 아파트 거래가격은 3.3㎡당 1800만원 수준으로 아직까지 눈에 띄는 변화가 없지만 싱크홀에 따른 안전문제로 불안해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며 "싱크홀이 지금처럼 계속 발견된다면 집값은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발생한 싱크홀들이 대부분 비주거지역에 위치한다는 점도 아파트가격 유지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7월28일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발생한 싱크홀처럼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주거지역에서도 싱크홀이 잇달아 발생해 아파트가격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데 등굣길 곳곳에 싱크홀로 인한 위험이 존재한다면 거주를 꺼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석촌동 아파트시장에는 또 다른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세입자들의 내 집 마련 움직임이다. 싱크홀 문제가 대두될수록 집주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팔려고 한다. 세입자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싼 가격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석촌동 B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직장인 조모씨(35)는 "최근 인근 부동산에 싱크홀의 영향으로 아파트가격이 떨어지면 매수하겠다고 밝혔다"며 "직접 싱크홀을 목격한 집주인 중에는 인근의 가락동이나 성동구의 새 아파트를 알아보는 이들이 많은 반면 기존 세입자 중에는 싱크홀로 집값이 떨어졌을 때 오히려 매수하려는 이들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복구가 된 방이동 1차 싱크홀 현장 /사진=류승희 기자

     

    ◆상가 등 임대시장 직격탄… 재건축도 '울상'

    싱크홀로 직격탄을 맞은 것은 바로 상가와 빌딩 등 임대수익형부동산이다. 싱크홀이 발생한 대로변 상가와 빌딩의 거래는 이전보다 대폭 감소했고, 입점상태인 점포들의 매출도 눈에 띄게 떨어져 공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대규모 개발에 따른 후광효과로 점포의 임대료와 권리금이 가파른 상승세를 탔던 제2롯데월드 주변 상권들도 싱크홀 폭탄을 맞았다. '싱크홀 주변부'라는 꼬리표가 붙으며 신데렐라에서 미운오리로 전락한 가운데 상인이나 건물주들은 '싱크홀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석촌동 인근의 한 건물주는 "싱크홀의 위험성이 매스컴을 타고 퍼지면서 손해가 막심하다"며 "최근 사무실 계약 2건이 무산됐고 점포를 구하는 상인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싱크홀 발생지점 인근에 위치한 상가 내 점포들은 매출이 하락하는 등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매출이 3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8월 매출은 120만~140만원 정도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잇따른 싱크홀 발생에 외부 출입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되다 보니 점포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점주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대를 모았던 송파구 일대 대규모 재건축단지들에도 싱크홀 먹구름이 드리웠다. 특히 대표적인 송파구 재건축단지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의 경우 싱크홀이 발견된 석촌지하차도와 직선거리로 1㎞ 남짓 떨어진 곳으로 싱크홀 후폭풍의 사정거리 안이다.

    인근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석촌지하차도와 먼 거리가 아니다 보니 불안해 하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문의하는 조합원들이 많아졌다"며 "잠실주공5단지는 현재 시행인가 전 단계로 재건축사업이 궤도권 안에 들어왔는데 막판에 술렁이는 분위기여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싱크홀 폭탄을 맞은 석촌동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실 석촌동은 싱크홀 논란이 불거지기 2~3개월 전만 해도 유망지역으로 꼽혔던 곳이다. 송파구의 부동산 실거래 신고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 석촌동의 신고건수는 156건으로 재건축을 마친 잠실 아파트 4개 단지의 매매건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이는 지하철 9호선 개통 등 잇단 호재로 주택거래가 활발했음을 의미한다.

    김혜련 렌트라이프 대표는 "싱크홀로 인한 부동산시장 침체는 결코 석촌동만의 일이 아니다"며 "정부 차원에서 싱크홀 안전문제 등을 빠르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부동산시장 전반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본 기사는 < 머니위크 > ( www.moneyweek.co.kr ) 제3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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