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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황금의 땅 꿈꾸는 영종도의 봄날 하루.
    부동산뉴스,소식 2014. 4. 14. 16:48

     

     

     

    [먼데이 이슈추적]@르포=황금의 땅 꿈꾸는 영종도의 봄날 하루.

     
    “좀 늦으셨네요.”

     

    지난주 인천광역시 중구 운북동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이, 미단시티 인근 토지 매매를 문의한 중년의 방문객에게 가장 먼저 한 말이다. 사장은 식당 부지를 문의하는 손님에게 커다란 지도를 펴보이며 말을 이었다. “자~ 뉴스는 보셨을테고 이쪽에는 시저스, 여기는 중국, 여기도 뭔가 하나 들어옵니다. 분명히 들어옵니다. 그럼 여기에 몇 명이 왔다갔다 할지 예상되십니까? 2016년이 되면 공사 인부만 1만명이 넘습니다.”

     

    사장의 목소리는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중개인의 말에 따르면 건폐율 60%의 단지 내 토지는 3.3㎡ 당 700만원 선, 건폐율 40%의 단지 바깥은 400만원 선에 거래가 되고 있다고 했다. 모두 한두달새 5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영종역이 들어서면 미단시티가 위치한 운북동이 가장 수혜를 볼 것”이며 “나중에는 2000만원까지 간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을 맺었다.

     

     

    외국계 카지노복합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인 인천 중구 운북동 영종도 미단시티 내 부지.
    외국계 카지노복합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인 인천 중구 운북동 영종도 미단시티 내 부지.

     

     

     

    미단시티 인근 부지가 황금알을 낳는 부동산 투자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운북동의 한 부동산 건물에 붙은 ‘코리아 라스베이거스’란 글귀에서 기대감을 느낄 수 있다.
    미단시티 인근 부지가 황금알을 낳는 부동산 투자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운북동의 한 부동산 건물에 붙은 ‘코리아 라스베이거스’란 글귀에서 기대감을 느낄 수 있다.

     

     

    ◇복합리조트가 불씨를 당겼다

     

    정부의 갖은 노력에도 아직까지 혹한기를 면치 못한 부동산 시장에서, 게다가 골칫거리였던 영종도가 이처럼 ‘황금의 땅’으로 기대심리가 팽배해진 이유는 바로 카지노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정부는 바로 이곳 미단시티 내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비롯한 복합리조트 건설을 허가했다. 물론 사전심사를 통과한 단계라지만 사업자인 리포앤드시저스(LOCZ)코리아의 사업계획은 1단계(2018년까지)에 7467억원을 투자해 VIP호텔 90실, 5성급 호텔 450실, 임대형 주거시설 220실 등 총 760실 규모의 숙박시설과 별도 다목적 컨벤션센터(6500㎡) 등을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영종도 인천공항국제업무단지 내에는 국내 최대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그룹이 일본 세가사미 사와 1조9600억원을 공동 출자해 한국형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를 2017년 개장할 계획이다. 파라다이스시티 역시 국내 최대 규모(1만1190㎡)인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중심으로 특1급 호텔(700객실), 국제회의장(1200명 수용), 쇼핑몰, K-POP 한류 엔터테인먼트 공간 등을 구성할 계획이다. 특히 파라다이스시티는 이미 같은 지역인 인천 지역내(하얏트리젠시 인천)에서 영업 중인 골든게이트 인천 카지노로부터 영업권을 이전하는 개념이라 따로 정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다른 외국계 복합리조트와는 달리 불안감이 적다.

     

    외국인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역시 영종도를 염두에 주고 복합리조트를 지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임병수 GKL 사장은 지난달 ‘중장기 경영 전략 10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2단계 성장기(2017년까지)에 복합리조트 등 사업영역에 진출하겠다”고 비전을 밝힌 바 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나 투자자들은 복합리조트 건설이 이뤄지면, 집객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부대 상업시설과 주거 지역의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미단시티 인근에 필지를 분양받아 식당이나 빌라, 상가를 짓고자 하는 이들이 크게 몰리고 있다. 따라서 상업용 지구의 필지 시세 또한 최대 2배 가까이 뛰었다.

     

    현재 미단시티는 그야말로 황무지다. 금산IC를 빠져나와 운북동 미단시티 부지를 향해 한참을 달렸지만 널찍한 8차선 도로가 가로지르는 황량한 대지 이외엔 아무 것도 없다. 곧 개통된다는 영종역도 아직 없다. 바다를 면한 너른 부지에 띄엄띄엄 세워진 가건물 사이로 바닷바람만 불어올 뿐이다. 백운산 반대편의 임도로 올라가 부지를 살펴보니 과연 넓다. 이곳에 황금 도시의 초석인 리포앤드시저스(LOCZ)가 세워질 예정이다. 앞서 만났던 부동산 관계자는 양 옆으로도 카지노가 들어선다고 단언했다. 제2의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까지는 아니더라도 제2의 센토사(싱가포르 카지노 리조트) 정도의 복합리조트가 건설된다는 얘기다.

     

     

    외국계 카지노 사전심사 통과 이후 인근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영종하늘도시 영종 힐스테이트 전경.
    외국계 카지노 사전심사 통과 이후 인근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영종하늘도시 영종 힐스테이트 전경.

     

     

    ◇카지노 허가 확정에 인근지역 아파트값까지 들썩

     

    사실 현상적으로만 보면 영종도의 앞날은 온통 장미빛이다. 현지 관계자들의 말처럼 초대형 복합리조트가 3~4개씩 들어서고,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에다 스태츠칩팩코리아의 반도체 공장(하이닉스 협력업체), BMW드라이빙센터까지 들어오면 영종도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이 아니라 자급자족이 가능한 자립형 산업도시로 변모하게 된다. 일자리 만 3만개 정도로 추산되며 그들의 가족까지 합산하면 10만명에 가까운 인구유입이 이뤄질 것이란 점이 이같은 핑크빛 미래에 색을 더한다. 여기다 관광수요 증가까지 기대되고 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카지노 뿐 아니라 K-POP과 연계한 한류 문화 콘텐츠를 활성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콘서트 등 대형 이벤트를 유치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면 이들을 위한 시설도 덩달아 크게 늘 전망이다.

     

    운북동 미단시티를 떠나 이미 10년 전부터 도시가 형성된 운서동 공항신도시로 이동했다. 운서동은 미단시티 예정지와 차량으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모두 세 군데의 부동산에서 문의해본 결과 공통적으로 확보된 물건이 거의 없었다. 그만큼 확실히 수요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운서동 NH아파트 단지 인근의 M부동산에서 귀가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손님이 지금 서울에서 전세를 살고 있으시면, 일단 빼고 몇년 불편할 각오하고 여기에 집을 사세요. 다니기 불편한 것이랑 통행료랑 충분한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 사장은 “지금 전국적으로 여기만큼 주목받는 곳도 없어요. 2주전부터 물건이 싹 자취를 감췄는데 나오면 묻지말고 바로 사세요. 돈 됩니다. 앞으로 건설인력들이 몰려오면 월세를 놓아도 웬만한 월급쟁이보다 나을 겁니다”라고 했다. (카지노 예비심사)발표 이전부터 슬슬 꿈틀대더니 발표 직후 급속도로 올라 이젠 엘리베이터도 없는 평범한 아파트가 일산 신도시 가격과 거의 비슷한 선에 나가는데 이마저도 매도물량이 거의 없다.

     

     

    지금 영종도 곳곳에는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전심사 통과를 ‘경축’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이들의 꿈처럼 영종도에는 황금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지금 영종도 곳곳에는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전심사 통과를 ‘경축’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이들의 꿈처럼 영종도에는 황금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공항신도시에서 다시 10분여를 달리면 허허벌판이 지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지난 2009~2010년에 분양한 중산동 영종하늘도시. 이곳 역시 분위기가 심상찮다. 힐스테이트 단지 매매가는 1628가구가 단일 33평형(전용면적 83㎡)인데 연초보다 20%가 뛰어 3억3000만원(3.3㎡당 1000만원)을 호가한다. 문제는 물량 자체가 없다는 것. 투자와 상관없는 전세 시세도 올랐다.

     

    여기서 1㎞ 정도 떨어진 ‘우미린’ 단지에도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기대 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2012년 하반기 입주한 우미린 2단지는 힐스테이트와 비슷한 전용면적 84㎡ 단일 평형으로 구성됐다. 이곳은 비슷한 면적의 힐스테이트보다는 조금 싼 가격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우미린 단지 인근에 입점한 한 공인중개사는 “위치만 보자면 투자 조건이 공항신도시보다 낫다”면서 “일단 올해 안에 분양가(3억5000만원)는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영종도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 쏟아지며 부동산 침체 직격탄을 맞았던 운남지구도 힘을 받았다. 주변에 아무 것도 없다시피 한 곳이지만, 운남지구 중심에 자리한 ‘영종 자이’는 하루에도 몇 채씩 계약문의가 쏟아지며 전용 128㎡ 호가가 3억원대 초반까지 형성됐다. 한달새 3000만원 가까이 뛴 것이다. 소유자에겐 그야말로 ‘잭팟’이 터진 셈이다.

     

    영종도를 떠나 공항고속도로를 달리자 차창에 부딪히던 봄비가 잦아들었다. 구름도 서서히 걷히며 파란 봄 하늘이 군데군데 나타났다. 영종도에도 그동안 두텁게 가로 막았던 먹구름이 걷히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날이 곧 찾아올 수 있을까?

     

    영종도 | 글·사진 이우석기자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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